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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비뉴스 편집실
‘사토리’ 세대의 고독한 영웅
- 이지민
- 조회 : 728
- 등록일 : 2015-12-04
‘사토리’ 세대의 고독한 영웅 | ||||
일본 만화 "원펀맨" 영웅서사 비평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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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교과서에서 읽었던 ‘아기장수 우투리’ 설화를 기억할 것이다. 아기장수 우투리는 겨드랑이에 날개가 달려 있다. 날개 달린 아기는 장차 폭정에 시달리는 백성을 구해줄 영웅이 될 아기다. 하지만 우투리는 흔히 연상되는 영웅의 모습과는 달리 두 돌쯤 지난 귀여운 아기의 외형을 가지고 있다. 최근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만화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 코믹 히어로물 <원펀맨> 역시 아기장수 우투리처럼 비범한 평범한 외형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 사이타마는 20대 후반의 상대를 주먹 한 방으로 날려버리는 괴력을 보이지만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20대 후반의 평범한 청년이다. 극한 훈련으로 머리가 다 빠진 대머리인데다, 빨간 장갑을 끼고 노란 복장을 한 영 폼이 나지 않는 모습을 하고 있다. 영웅상은 시대에 따라 변화한다. 당대의 경제적, 사회적인 조건의 반영물인 것이다. 아기장수 우투리는 바위 속에 들어가 새 나라를 세우고자 수련하던 중 이성계에게 죽임을 당한다. 이 설화가 조선 시대에 끊이지 않고 전승된 이유는 지배층의 횡포에 대한 저항 의식과 역사적 전환에 대한 기대가 지속되어 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원펀맨은 어떤 캐릭터와 내러티브로 일본의 경제적, 사회적 상황을 반영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