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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안쌤의 '홍어의 추억' 그리고 혁규와 아저씨들
- 리얼숲
- 조회 : 295
- 등록일 : 2024-12-09
한 달 전이죠. 세저리에 ‘과메기 사태’가 있었습니다.
(‘과메기 사태, 이례적인 교수진 대통합 이뤄...’참고)
그때 안쌤이 매우 감명을 받으셨습니다.
잊고 있던 쿰쿰한 암모니아향을 위해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광고는 아니지만, 맛있었다)
일시: 2024년 12월 6일.
장소: 청전동 ‘홍어대가’
목적: 떠나는 권력, 양혁규 국장의 노고를 치하.
(홍어의 빛깔이 영롱하다)
(방바닥이 따끈따끈한 홍어회동이었다)
참석 인원으로 안쌤은 국장 혁규에게 한 명의 공로자를 부르라고 했습니다.
혁규는 지체없이 그를 당선시키기 위해 16기 동기들을 회유하며 물밑작업하고 선거에 추천한 지목한 진국을 불렀습니다.
(사실은 걍 혁규랑 룸메...)
여기에 매사에 삐딱하고 시니컬한 재호까지 합류했습니다.
(안쌤이 노룩 막걸리 따르기를 시전 중이시다)
안쌤은 과거 홍어를 들고 연구실 문을 노크했다는 세저리 선배의 이야기와 함께
입사 초인 1997~8년 어느 쯤, 당시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선물한 ‘흑산도 홍어’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때만 하더라도
“에익! 이런 걸 왜 먹어?”라며 강경 홍어 반대론자였지만,
“어? 생각나는데...?츄릅...”했다는 일화를 말하며 어느 샌가 홍어의 매력에 사로 잡혔다고 합니다.
(홍어에 신난 재호와 '이게 뭐지?'라는 표정의 혁규)
홍어 유경험자인 재호와 진국과 달리, 국장 혁규는 홍어가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게 웬걸. 막걸리 2병이 채 동 나기도 전에 홍어 대자의 3분의 2가 날라갔습니다.
(2024-2학기 국장 혁규와 주간 교수 안쌤이 흐뭇한 상황을 연출 중이다. 잔이 넘칠락 말락 한다.)
(밀실 회담 같은 비주얼의 잔 부딪히기다.)
(홍어의 간, '애'이다. 소금과 참기름으로 버무렸다. 마지막 남은 한 점을 재호가 먹자, 안쌤은 격노했다.)
안쌤께선 “너네 입으로 들어가는 게 한 점 한 점 얼만줄 알아?”라고 호통을 치시며 조심스레 홍어 중자를 추가했습니다.
그러자 홍어대가의 사장님은
“어차피 법인카드로 긁으면서...생색은...”이라고 맞받아쳐 안쌤의 논리 회로를 마비시켰습니다.
이윽고 정신을 차린 안쌤은 자기 카드도 들어간다며 반박했습니다.
안쌤은 요즘 소식을 많이 물어보셨습니다.
재호에게 데이터 저널리즘 어워드 상금 어쨌냐고 하자,
재호는
“아...100 받았는데...여기서 10 떼 가고...”
안쌤은 곧장 반발했습니다.
“야! 내가 떼 간 거야?!”
진국 역시, 당황해하며
“무슨 원천징수도 아니고...”라고 덧붙였습니다.
재호는 아랑곳 않고, 각자 N분의 1로 나눠 가졌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안쌤은 다시
“박동주, 김다연은 취업도 했으면서 떼 가냐? 치사하게... 밥이라도 사라고 그래!” 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재호는
“다 거지인데요...”라고 불안정한 언론계의 급여 상태를 꼬집었습니다.
안쌤은 혁규 국장의 노고를 치하하는 자리를 재호로 흐렸다며 불만을 표했습니다.
(기쁜 얼굴로 안쌤의 노고 치하를 듣는 혁규)
이후 혁규 국장과 2024-2학기 단비회의를 무진장 칭찬했습니다.
내용이 매우 알차고 좋았다며, 이전과 달리 손 댈 게 없다고 했습니다.
이번 학기 새로 오신 은쌤과 규쌤은 단비회의를 올 때마다 놀랐다고 합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이전 국장들을 모두 적으로 돌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긴 합니다.)
혁규 국장은 좋았고, 아쉬웠던 것에 말해달란 진국의 질문에
"그런 거 없는데?"라고 다소 냉담하게 말했습니다. (뻘쭘)
(존맛탱 우동에 다들 정신을 못 차린다)
(진짜 맛있었다...)
홍어로 잔뜩 배를 채운 사치스러운 4인방은 근처 우동집을 찾았습니다.
안쌤은 한국일보 김태연 기자, 세계일보 윤준호 기자가 제천을 왔을 때 찾았던 집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 이렇게 홍어와 우동에 적당히 술을 마신 게 “참 좋다”며 연신 기분 좋아하셨습니다.
(더 이상 아저씨임을 숨기지 않는 안쌤의 모습이다.)
“어쩔 수 없는 나도 아저씨다. 애들이나 먹는 고기, 이제 좀 그만 먹고 싶었다”며 숨길 수 없는 아저씨 본능을 드러내셨습니다.
그러면서 살짝 “세저리 내에서 한 학기에 커플이 5개 넘어가면 큰일이다. 그건 비상계엄이다”라고 커플 해체에 관해서도 의견을 피력하셨습니다.
(아님 말고)
(약간은 술에 취한 혁규와 기사 작성으로 문화관 밤샘을 하던 민성이다)
술자리가 끝나고 휴식차 문화관에 잠시 들러 떠나는 권력 혁규는 떠오르는 권력 민성을 붙잡고 말을 이었습니다.
“매 단비회의에 ‘볼륨’을 주려 했다. 어르신들(교수님들) 지루하지 않게 시상, 기부, 보고 등을 다채롭게 꾸몄다”며 안쌤에게 배운 아저씨 티를 마구 뿜어댔습니다.
무튼. 참으로 요상하고 즐겁고 그렇지마 고생한 모두를 위해 이야기했던 암모니아향 가득한 어느 12월 밤이었습니다.